지난 2006년 발굴됐던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 105 일대가 5000여년 전 화산 폭발로 덮였던 ‘한국판 폼페이유적’임이 확인됐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은 4일 “하모리에서 1.5km 떨어진 송악산 화산 분출에 따라 하모리 일대를 1m 정도 덮은 화산쇄설물(火山碎屑物·화산 분출로 나오는 고체 물질들) 토양을 방사성탄소연대측정한 결과, 약 5200년 전에 화산이 폭발했음을 미국 ‘지오크론(Geochron)연구실’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재단은 또 “화산쇄설물 바로 아래 층에는 신석기시대 토기 조각과 어패류 등 당시 신석기인들의 생활을 증명하는 유물과 식물 화석 등이 잘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이청규 영남대교수(문화재위원)는 “국내에서, 폼페이처럼 화산쇄설물 아래로 유적 발굴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발굴지를 확대한다면 신석기인들의 집터 등 당시 이 지역 ‘신석기 문명’의 전모가 드러날 수도 있다”고 했다. 분석 결과 ‘하모리 신석기인’들은 눈알고둥과 개울타리고둥, 명주고둥 등으로 조개탕을 끓여 먹었으며, 물고기는 능성어와 감성돔, 참돔을 즐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발굴은 600평 미만의 ‘부분 발굴’이어서 송악산 화산재로 뒤덮인 전체 면적, 그리고 인골이 묻혔을 가능성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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