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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BETTER LIFE] 4부 은퇴이민 (2)

by 홍반장 2007. 4. 15.


 
 
[BETTER LIFE] 4부 은퇴이민 : (2) 손자.손녀 `교육형 은퇴이민` 선호지
 
은퇴 이민은 자녀로부터의 해방도 하나의 목적일 수 있다. 하지만 만혼(晩婚 )으로 자녀가 아직 학교를 다닐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손자·손녀의 교육을 부탁받는 경우도 있다. 은퇴 이민이 자연스레 교육 이민의 성격도 띨 수 있다.
 
물론 어느 국가든 수도나 대도시에는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현지 학교나 인터내셔널 스쿨이 있지만 학비가 비싸 동남아의 경우도 월 300만원 이상을 확보해야 교육형 은퇴 이민이 가능하다. 하지만 영어권 국가인 필리핀과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수도에 인근한 교육도시를 찾아보면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교육과 노후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곳도 있다.
 
대기업 임원으로 근무하다 은퇴 후 말레이시아 몽키아라(Mon't Kiara)로 떠난 김모씨(64)가 전형적인 케이스. 김씨는 아들의 부탁으로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가 된 손자의 교육을 맡기로 했다. 몽키아라는 쿠알라룸푸르 인근 신도시로 우리나라로 치면 일산이나 분당과 비슷한 지역이다.
 
김씨는 현지 국제학교에 입학한 손자를 위해 교육비로 매달 80만원, 식비 골프비 관리비 등 노후생활을 위해 205만원 정도를 지출하고 있다. 월 300만원이 채 안 되는 돈으로 은퇴 이민과 교육 이민을 동시에 누리고 있는 것이다.
 
필리핀 퀘존(Quezon)도 교육형 은퇴 이민지로 인기가 높다. 이곳에는 필리핀 최고의 대학인 필리핀 국립대와 명문 사립 아테네오 대학이 자리잡고 있다. 15개가 넘는 영어학원도 있어 고급 빌리지에는 상당수 한국인이 거주 중이다. 한 달 생활비는 교육비 40만원, 주택 임대료 80만~100만원, 식비 50만원 등 200만~300만원 정도.
 
마닐라 북쪽 210km 지점에 위치한 여름 휴양지 바기오도 고려할 만하다. 대통령 별장을 비롯해 필리핀 유력 인사들의 고급 주택이 밀집해 있고 10개의 대학이 몰려 있는 교육도시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BETTER LIFE] 4부 은퇴이민 : (2) 지역별 장단점 꼼꼼히 따져라
 
동남아 은퇴 이민이 각광받는 것은 무엇보다 이들 지역의 물가가 싸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이 최근 포털 사이트 엠파스와 함께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도 응답자 1658명의 76.2%가 은퇴 이민의 최대 장점으로 '같은 비용으로 높은 생활 수준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국가별 지역별로 장단점이 있어 이민 대상지를 결정하기 이전에 각종 생활 여건을 꼼꼼히 따져보는 게 좋다.

○월 70만원이면 빌라생활도 가능
 
한국인들이 주요 은퇴 이민지로 꼽는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4개국 수도의 물가 수준은 서울의 60∼80% 정도다.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의류,식품,주택,자동차 등 생활에 필요한 항목들을 선정한 뒤 서울의 가격을 100으로 4개국 주요 도시의 상대 가격을 매긴 결과다.
 
 
 
태국 방콕은 서울의 64%로 물가 수준이 가장 낮았고,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71%),베트남 호찌민(78%),필리핀 마닐라(80%)가 다소 높았다. 특히 한국인들이 가장 공을 들이는 주거환경의 경우 고급 아파트나 빌라를 기준으로 마닐라는 월 70만원 정도, 나머지 지역은 45만∼60만원 정도면 생활이 가능하다.
 
태국 치앙마이 등 도심에서 벗어나면 같은 값에 단독주택이나 타운하우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서울에서 목 좋은 지역의 월세가 150만~200만원 정도이니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골프 환경은 그야말로 천국이다. 18홀 기준 골프장 그린피가 호찌민만 7만∼9만원 정도로 다소 비쌀 뿐 다른 지역은 1만∼4만원 수준이다. 서울 근교 골프장의 30%를 훨씬 밑돌며 부킹도 필요없다. 인건비는 더욱 싸다. 가사 도우미는 월 10만원이면 고용이 가능하며 운전기사도 평균 20만원 수준이다. 한국의 반 값이면 동남아에서 귀족생활을 할 수 있다는 얘기도 이래서 나온다.
 
○지역별 비교 우위 포인트는
 
저렴한 물가가 은퇴 이민의 전부는 아니다. 아무리 생활비가 적게 들어도 제대로 된 의료시설이 없거나,치안이 불안하면 행복한 노후를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마닐라 쿠알라룸푸르 호찌민 방콕(치앙마이) 등 4개 도시의 생활 여건을 비교해 보면 치안 면에서는 필리핀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양호한 편이다.
 
언어 면에서는 영어를 공용어로 쓰는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이 가장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한국에서 대학 교육을 받은 사람이면 생활에 크게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반면 태국 베트남 등에서는 현지어를 익히지 않으면 의사소통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의료시설도 한국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갖춰져 있다. 의료 관광 허브를 지향하는 치앙마이에는 종합병원이 5곳 있으며,말레이시아에도 국내 상위 종합병원 수준의 병원이 5곳 있다.
 
베트남 호찌민의 경우 한국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푸미홍 지역에 프랑스 종합병원이 있다. 다만 국민의료보험에 가입할 수 없어 말레이시아처럼 보험사들이 공동 운영하는 사보험을 활용해야 한다. 결국 국가별로 나름의 장점을 한두 개씩은 갖고 있다.
 
마닐라는 한국과 이동거리가 3시간30분으로 가장 짧고, 영어를 공용어로 쓰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불편함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쿠알라룸푸르는 동남아 지역 중 치안 수준이 가장 높고, 국제화한 도시라는 점이 비교 우위 포인트다.
 
방콕과 치앙마이는 물가가 상대적으로 싸다. 치앙마이는 특히 중소 도시이기 때문에 쾌적하고 자연 친화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호찌민은 장동건과 김남주가 국민 배우로 꼽힐 정도로 한류 바람이 거세고 생김새도 비슷해 이질감이 적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BETTER LIFE] 4부 은퇴이민 : (2) 호주.뉴질랜드 이민은 `좁은 문`
 
 
호주 시드니의 한인 밀집 지역인 이스트우드로 4년 전 이민 온 유강희씨(70).사시사철 맑은 공기를 마시며 집앞 정원을 가꾸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다. 하지만 생활비는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2차 상품을 모두 수입에 의존하는 탓에 피부로 느끼는 물가가 서울보다 훨씬 비싸다. 유씨는 "경제력만 뒷받침된다면 후회하지 않을 은퇴 이민처"라고 말했다.
 
호주는 55세 이상 은퇴 이민자를 위한 비자(유효기간 4년·2년 단위로 연장 가능)를 발급하고 있다.
그러나 은퇴 비자를 받으려면 돈이 많이 들어가는 데다 생활비도 만만치 않아 웬만한 경제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면 호주 은퇴 이민을 꿈꾸기 어렵다.
 
은퇴 비자를 받으려면 부동산 주식 등 75만 호주달러(약 5억4675만원)의 보유 자산이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탈세 없이 정당한 방법으로 벌었다는 사실도 입증해야 한다. 이 같은 자산 이외 최소 연 6만5000달러(4738만원)의 수입이 있어야 한다. 의료보험 혜택도 없어 부부가 연 3000달러(218만원) 정도의 의료보험료를 별도로 납부해야 한다. 생활비 역시 많이 든다. 부부 기준으로 기본적으로 매달 200만∼25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식으로 은퇴 비자를 받아 호주에 정착한 한국인은 100∼200명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트우드의 유창호 이민법률사무소 사장은 "은퇴 비자 요건을 계속 강화하는 추세인 데다 비자를 받는 도중(1∼2년 소요) 신청자격이 바뀌어 이민을 못 오는 경우도 허다하다"며 "반드시 호주정부로부터 인가를 받은 법무사의 도움을 받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호주에 거주하는 자녀의 초청을 받아 이민을 오는 방법도 있지만 이는 자녀의 절반 이상이 호주 영주권을 가지고 있어야 가능하다.
 
또 나이가 50세를 넘으면 투자 이민,기술 이민 등은 사실상 어렵다. 정치·문화·환경적인 면에서 호주와 비슷한 뉴질랜드 역시 은퇴 이민자들에게 문이 좁기는 마찬가지다. 뉴질랜드는 호주와 같은 은퇴 비자 대신 투자 이민 제도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금액이 만만치 않다. 200만 뉴질랜드달러(약 13억원)를 현지 은행에 예치한 뒤 약 5년간 인출하지 않는 조건이다. 이자도 턱없이 낮기 때문에 투자 이민으로 뉴질랜드에 정착하는 사람은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2002년 이민법 개정으로 투자 이민자라 하더라도 상당한 수준의 영어실력을 갖춰야 하는 부담도 있다. 마커스 비버리지 이민법 전문 변호사는 "이민법 개정 이전에만 해도 100만달러만 투자하면 나이 제한은 물론 영어시험까지 면제해줬다."면서 "지금은 돈을 들고 와도 대졸자 이상의 영어실력이 없다면 이민 자체가 막혀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루스 다이슨 뉴질랜드 노동부 장관은 "이민자들이 세운 나라가 뉴질랜드인데,최근 들어 투자 이민까지 제한하고 있다는 불만이 거세져 영어시험 완화 등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이민 문호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드니(호주)=조성근 기자 ㆍ 오클랜드·웰링턴(뉴질랜드)=조재길 기자 tru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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