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국가나 기업이나 할 것 없이 대소조직을 끌고 가는 지도자의 리더십에 관하여 논란이 많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조직이 발전해 나가려면 그 조직이 추구하는 미래 발전 비전과 조직을 끌고 가는 지도자의 리더십 그리고 조직구성원의 열의와 동참이라는 삼박자가 한데 어우러져야 하는데 그 중에서도 지도자의 리더십은 그 조직발전에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 아니할 수 없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지도자는 많은 리더십을 요구받고 있다. 남보다 뛰어난 통찰력과 판단력 그리고 일에 대한 추진력과 갈등 조정능력은 물론이고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창조적 능력에다 논리적 사고와 카리스마적인 위력까지도 있어야 한다.
이에 더하여 최근에는 세계화, 정보화, 지식기반사회로의 급격한 이행에 따라 국제감각과 정보처리능력 그리고 자기분야에 대한 전문적 지식도 아울러 갖추어야 한다. 즉 다시 말하면 지도자는 조직을 끌고 갈 수 있는 기본적인 핵심역량을 두루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21세기 지도자는 이러한 전통적인 핵심역량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감성으로 다스리는 리더십이 있어야 지도자로서 성공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감성지수(EQ)의 창시자인 ‘다니엘 골먼’은 ‘감성의 리더십’이라는 최근 저서에서 리더는 감성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끌어서 모든 사람들이 함께 즐겁게 일하고 싶어하도록 유도해내는 감성지능이 높아야 한다면서 리더의 얼굴표정과 목소리, 제스처 등을 통하여 나타나는 리더의 감정이 조직 구성원의 일에 대한 열의와 참여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하여 관심을 끌고 있다.
그에 따르면 낙관적이고 열정적인 리더의 주변에는 항상 사람들이 모여들고, 부정적이고 냉정한 분위기의 리더 주변에는 사람들이 함께 일하기를 주저하게 되며, 낙관적이고 개방적이며 열정적인 감성을 지닌 지도자라야 만이 조직을 유연하고 신바람 나게 끌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니엘 골먼’의 이러한 주장이 아니더라도 사회가 점차 다원화, 개방화되고 참여 민주주의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현대조직사회에서는 지도자가 가진 개인의 핵심역량과 실력만으로 리더십을 발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여기에 플러스 알파 즉, 인간적인 매력과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잘 맺어주는 친화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과거와 같은 카리스마적인 하드파워보다는 대화와 설득에 의한 소프트파워가 훨씬 더 큰 리더십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지난 20여년간 세계기업경영에서 가장 카리스마적인 리더십으로 각광을 받아왔던 GM사의 잭 웰치 회장이 최근에는 가장 실패한 경영자의 대표적 사례로 추락하고 있는 것도, 그리고 지난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모범적이고 우등생이며 신지식인의 대명사로 알려진 엘 고어가 학교 다닐 때 공부도 못하고 노는 것 좋아하고 다소 널널한 맛을 풍기는 부시에게 패배한 것도 역시 지도자의 감성적 역량이 부족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어느 전문가의 조사에 의하면 역대 미국 대통령 중에서 성공한 대통령은 대개 IQ(지능지수)보다는 EQ(감성지수)가 높은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서부 캘리포니아에서 영화배우 출신으로 대통령이 되어 크게 명성을 떨친 레이건 대통령이나 르윈스키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미국민의 인기를 얻고 8년간 미국의 외교와 경제를 가장 성공적으로 이끌어 온 클린턴 대통령은 감성을 가장 잘 활용한 소프트파워 리더십의 대표적 사례라 아니할 수 없다.
특히 21세기는 네트워크가 가장 중시되는 사회이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잘 설정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는 지식기반사회인 것이다. 그래서 어느 때 보다도 개인역량 보다는 팀워크가 더욱 요구되는 것이다. 지난 월드컵에서 개인역량이 가장 탁월한 프랑스가 예선에서 탈락하고 개인역량보다는 팀워크를 잘 살린 한국이 4강까지 진출하지 않았는가.
따라서 21세기 지도자의 리더십은 개인역량과 더불어 조직내 개인과 개인과의 관계를 잘 설정해 나가는 감성적 능력이 탁월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능력은 말로만 되는 것도 아니고 남의 흉내만 낸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무거운 돌을 먼저 들어올린다는 심정으로 솔선수범하고 언제나 긍정적, 낙관적 사고와 열정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개방적 사고로 대화와 설득에 주저함이 없고 무엇보다도 원칙과 기본에 충실하면서 조직 구성원에게 확실한 신뢰감을 심어 줄 때만이 가능한 것이 아닐까.
정해주/진주산업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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