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한근태 칼럼니스트] 얼굴은 생각을 반영하는 거울이고, 몸은 습관을 보여주는 저울이다. 분노를 다스릴 줄 모르고, 매사에 불만이고, 걸핏하면 화를 내는 사람에게 평화로운 얼굴을 기대할 수 없다. 그런 것은 얼굴에 나타나고 시간이 지나면서 깊게 각인된다. 게으르고 움직이기 싫어하고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 날씬한 몸매를 갖고 건강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사람의 습관은 체중이나 체형을 통해 그대로 전달된다. 건강은 건강하고 젊을 때부터 관심을 가져야 효과적이다. 건강은 습관이다. 건강을 위한 몇 가지 습관을 살펴보자.
첫째, 먹는 것 보다 많이 움직여야 한다. 적게 먹어 탈이 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 너무 많이 먹기 때문에 탈이 난다.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최대의 적은 기름진 음식과 너무 편안한 생활이다. 옛날 임금들이 단명했던 것은 잘 먹고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건강과 다식(多食)은 동행하지 않는다’ 는 포루투갈 속담을 봐도 그렇고 ‘우유를 마시는 사람보다 우유를 배달하는 사람이 더 건강하다’ 는 영국 속담을 봐도 그렇다. 건강의 기본은 많이 움직이고 운동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들의 생활 패턴은 정반대다. 걸어갈 거리도 차로 움직이고,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등 한 발짝이라도 덜 걷기 위한 각종 편의 시설로 가득 차 있다. 요즘 들어 급격히 늘어나는 암(癌)은 바로 이같은 문명의 편의가 가져온 질병인 것이다.
둘째, 스트레스를 잘 이겨내는 것이 중요하다. 육체적인 강건함만으로는 건강하다고 할 수 없다. 정신과 영적 건강이 뒷받침 될 때 진정한 건강이 보장된다. 그 중에서도 가정이나 직장에서 일상적으로 받는 스트레스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가 중요하다. 하버드 의대에서 21세기에 인류를 위협할 질병 중의 하나로 스트레스로 인한 조울증을 꼽은 것은 이런 의미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다. 단기적인 스트레스는 우리 몸을 긴장시켜 생산성을 높이지만 장기적으로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탈진 현상(burnout)을 가져오고 이를 방치하면 각종 질병으로 연결된다. 휴식 없이 과중한 업무를 하는 CEO,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시달리는 노무 관련 임원, 가정과 직장 일로 힘들어 하는 맞벌이 부부 등은 특히 탈진 현상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지나친 걱정도 가장 큰 스트레스 중의 하나로 건강을 해친다. 건강에 대해 지나치게 염려하는 것만큼 건강에 해로운 것은 없다.
셋째, 흡연 문제다. 약간의 술은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담배는 절대 그렇지 않다. 어느 미국 친구가 내게 이야기했다. “담배를 피우는 것은 가장 잔인한 자해(自害)행위다. 특히 마흔이 넘은 가장이 담배를 피우는 것은 가족 직무 유기에 해당한다” 담배를 계속 피우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믿음을 가지고 있다. “옆 자리 김 부장은 하루에 담배를 두 갑이나 피우지만 나는 하루 한 갑 정도 피우니까 괜찮을거야” “우리 아버지는 두 갑씩 피웠지만 8순까지 살았어..”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담배를 피우면서도 건강을 유지하는 희귀한 경우도 있겠지만 그 보다는 재앙으로 끝나는 경우가 훨씬 많다. 담배를 계속 피우고 싶은 분은 종합병원의 암 병동을 한 번 방문하시길 권한다. 계속 담배를 피웠을 경우 미래의 내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을 테니까.
무엇보다 건강은 삶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에서 나온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범사에 감사하고, 어려움 속에서도 유머를 발견하는 것은 건강의 필수 조건이다. 감사함에서 오는 너그러움, 밝은 면을 봄으로써 오는 기분 좋음, 호쾌한 웃음 뒤의 맑음과 개운함은 조깅으로 흘리는 땀만큼이나 건강에 귀하다. 건강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는 것, 그것을 관리하는 방법을 확인하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건강 관리의 비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