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톤헨지는 죽은 자의 마을"
- ▲ 영국의 신석기시대 유적 스톤헨지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하나로 꼽히는 영국의 신석기시대 유적 스톤헨지 부근에서 이 거석 구조물을 건설한 일꾼들, 또는 축제 참가자들이 머물렀던 것으로 보이는 큰 마을 유적이 발견됐다고 BBC 뉴스 등이 31일 보도했다. 셰필드대를 비롯한 영국 6개 대학 합동연구팀은 지난해 9월 스톤헨지에서 2.8km 떨어진 더링턴 월스에서 8채의 집터를 발견했다. 스톤헨지가 세워진 것과 같은 시기인 기원전 2600~2500년 전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 마을은 수백명이 살 수 있는 규모로 영국에서 발견된 신석기 시대 마을로는 가장 크다고 한다. 피어슨 교수는 나무로 지어진 5㎡ 정도의 작은 집들의 바닥은 진흙이었고 가운데 화로가 있었으며 바닥에는 4600년 전의 동물 뼈 등 음식 흔적, 도기 파편 등 온갖 종류의 유물들이 널려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동물 뼈와 부싯돌 등 유물의 양이 이렇게 많고 이렇게 지저분한 발굴현장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피어슨 교수는 이 곳에서 한겨울에 축제가 열려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었던 것으로 보이며 반쯤 뜯어먹다 버린 동물 뼈와 엄청난 양의 돼지고기, 사과 등 음식 찌꺼기의 흔적으로 미루어 "최초의 자유로운 축제가 열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견된 마을은 인근 스톤헨지와 동일한 구조를 보이는 점이 흥미롭다. 거대한 기둥 등 목재로 만들어진 더링턴 마을은 목재 구조물인 우드헨지 둘레에 동심원을 이루고 있어 스톤헨지와 비슷하다. 우드헨지는 하지의 일몰과 동지의 일출 방향에, 스톤헨지는 하지의 일출과 동지의 일몰 방향에 맞춰 건설됐다. 피어슨 교수는 “스톤헨지는 고립된 거석 기념물이 아니었으며 목재와 거석이 한 쌍을 이루는 대규모 종교의식 지역의 일부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링턴 마을과 스톤헨지는 각각 삶과 죽음의 공간을 대변하는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했다. 피어슨 교수는 또 “축제의 장소인 더링턴 마을에서 사람이 죽으면 지하세계로 이어지는 통로인 에이번 강을 따라 스톤헨지로 보냈을 것”이라며 “스톤헨지에서 장례를 치르고 망자의 무덤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