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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저축은행, PF대출에서 안전한가

by 홍반장 2007. 4. 15.
(크레딧리포트)저축은행, PF대출에서 안전한가
PF대출 급증..비중 급속 확대
부동산경기 하락시 부실화 위험 커
입력 : 2006.06.28 07:00
[이데일리 강종구기자] 부동산 경기 하락 우려가 깊어지면서 신용평가 시장의 최대 화두는 역시 PF-ABS의 부실화와 그로 인한 건설업계의 연쇄 충격 가능성이다.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정기평가가 6월말 몰려 있는 가운데 특히 건설사들의 신용등급 변동 여부에 관심이 가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그만큼 부동산 개발을 위해 건설업계(특히 주택건설업체)가 PF를 통해 조달한 자금이 막대한데다, 주택경기 악화 등의 영향으로 최근 PF의 질이 저하되고 있기 때문이다.

PF대출의 최대 대주인 은행은 사실상 위험에서 한발 벗어나 있다. PF대출을 특수목적회사(SPC)에 넘겨 유동화채권을 발행, 자금을 회수해 갔기 때문이다. 최악의 상황이 올 경우 가장 큰 피해는 투자자산의 가격하락 위험에 처한 PF-ABS투자자와 연대보증이나 채무인수로 PF ABS 원리금에 대해 우발채무를 지고 있는 건설사들이 입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은 자산부실화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PF대출 비중이 워낙 커진데다 ABS를 통해 장부에서 털어내기 시작한 것도 최근의 일이다. 더구나 은행에 비하면 PF대출의 질도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 기사는 27일 오후 3시54분 이데일리 유료뉴스인 `마켓플러스`에 게재된 것입니다.)

◇ 급증한 PF관련 대출, `과거엔 효자였지만...`

27일 한국신용평가가 발표한 보고서 `상호저축은행 PF관련 대출의 위험과 대응`에 따르면 전국 110개 상호저축은행의 대출금은 3월말 현재 36조4000억원으로 최근 2년사이에 40% 이상 늘었다. 이같은 저축은행의 대출 급증은 그간 부동산경기 활황으로 인해 부동산과 관련된 업종을 영위하는 기업대출이 증가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작년말 현재 저축은행의 PF대출 잔액은 5조6279억원, 건설업대출은 4조5849억원, 부동산업대출은 3조7923억원으로 부동산관련업에 대한 대출잔액이 총 14조원에 이른다. 이는 전체 대출잔액의 40.3%에 달하고, 기업대출 잔액 26조원의 절반을 넘는다.

작년엔 저축은행들이 사실상 부동산관련업에만 대출을 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 가계대출은 3000억원 가량이 줄었고, 기업대출은 6조6727억원이 증가했는데 그중에 무려 5조2559억원이 부동산관련업에 대한 대출이다.



저축은행의 수익성도 제법 좋아졌는데, 역시 PF대출이 효자였다. 지난해 6월말 현재 저축은행의 PF운용수익률(이자와 수수료 합계)은 17.1%, 평균 대출운용수익률 12.0%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PF관련비용을 차감한 후 이익도 크게 늘어 1년전 1167억원에서 3781억원으로 급증했다.

김진호 한신평 금융업 담당 애널리스트는 "부동산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부동산개발업이 활성화됐고 개발과 분양사업이 성공하면서 최근 2~3년간 PF대출을 확대한 저축은행일수록 좋아졌다"며 "PF대출 등 부동산관련업종 대출이 상호저축은행의 주력상품으로 자리매김했고, 수익성 개선에도 크게 기여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 저축은행 절반이상이 PF대출 취급..대부분 부동산 분양형 PF

상호저축은행중에서 PF대출을 취급하는 곳은 지난해말 현재 모두 64개사. 영업정지중인 2곳을 제외한 109개사중 절반 이상이다. 총대출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4년 6월에 10.7%, 작년 6월에 13.0%, 작년말에 15.9% 등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대부분 PF대출은 부동산 분양형 PF다. 프로젝트의 사업성과에서 나오는 현금흐름을 보고 자금을 지원하는 본래 의미의 PF와 달리 아파트나 상가 등 부동산을 개발해 분양하는 건설시행사에게 토지매입자금 등을 대출하고, 시행사가 사업승인등을 얻은 후에 제1금융권의 대출을 받아 저축은행의 대출금을 상환하는 브릿지론(bridge loan)의 성격을 갖는다.



자산건전성은 언뜻 다른 대출에 비해 좋아 보인다. 작년말 현재 총대출 연체율이 20.1%인데 PF대출 연체율은 9.0%다. 그러나 이는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든 측면이 있다. 

PF대출은 일반대출과는 달리 3개월이나 6개월간의 이자를 선취하는 경우가 많다.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더라도 이자 선취 기간에는 연체로 나타나지 않다가 선취 기간이 지나면 연체가 갑자기 증가할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 이제는 문제아로, "부실화 가능성 높다"

부동산경기가 하락할 경우 PF대출 등의 자산건전성 저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한신평의 판단이다.

보고서 작성자인 김진호 애널리스트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위험도가 좀 높다는 판단을 자체적으로 했기 때문에 보고서를 쓰게 된 것"이라며 "과거 부동산경기가 좋았을 때는 회수가 빨랐는데 부동산경기가 하강하고 저축은행들이 공격적으로 대출을 하다 보니까 사업인허가의 지연, 시공사 선정 난항, 만기 6개월이상 연장, 연체율 증가 등의 징후를 보이는 PF대출금의 경우에는 브릿지론의 역할을 못하고 장기대출금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경우 회수가능성이 저하되고 자산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비교적 높게 존재하고 있다"며 "대형 저축은행일수록 대출이 집중돼 있고, 중소 저축은행일수록 오히려 PF대출이 많지 않다. 대형 은행의 위험 노출 정도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주목을 끄는 것이 상호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기준이 강화될 전망이라는 것이다. PF관련 여신중 고정여신은 20%에서 30%로, 요주의여신은 2.0%에서 7.0%로 강화되고, 정상여신에 대해서도 0.5%에서 2.0%로 강화될 전망.

PF관련 대출의 경우 이자 선취기간이 지날 때까지 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을 경우 곧바로 고정여신이 될 수 있는 위험 때문에 정상여신에 대해서도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맥락이다. 그만큼 PF관련 대출의 부실화 위험이 크고 특히 위험이 잠재해 있다가 어느 순간 노출되면 그 규모가 커지게 된다는 것을 반증한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1금융권들이 승인도 떨어지지 않은 사업에까지 손을 대며 PF대출을 해주고 이를 즉시 PF ABS로 유동화시켜 시장이 떠안게 되는 위험을 키운 것에 비해, 저축은행들은 과거 대출에 대해 유동화를 덜 시켰기 때문에 안고 있는 잠재위험이 더 커졌다느 현실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저축은행들의 과거 브릿지론 대출중에서 아직 장기대출로 묶여 있는 것들이 상당수 있다"며 "최근들어 신규 대출을 중심으로 PF대출 유동화에 나서고 있지만 기존 대출을 유동화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강종구 dark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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