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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투자 경험이 전무한 C씨가 펜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바로 이 무렵. 신문과 친구모임 등에서 얻은 정보를 기반으로 펜션 투자를 판단했다. 투자지역은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 이효석의 생가가 있는 평창군 봉평면 평촌리에 소재한 단지형 펜션이었다. 전체 부지면적 1만6400평에 총 64실로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등 주변 여건이 좋아 초보자인 C씨의 눈에도 투자성이 괜찮아 보였다.
고등학교 동창들 중에서 친한 친구들끼리 자주 어울렸는데 이미 펜션용 부지를 매입한 사람이 적지 않았다. 친구 따라 구경 삼아 참석한 펜션 투자설명회에서 담당자는 2년 동안 10.25%의 고정수익 보장을 약속하며 C씨에게 접근했다. 평창이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 후보지인 점을 들어 아주 그럴 듯한 장밋빛 미래를 그려보이는 통에 투자를 결정했다.
개발업체가 제시한 평형은 25평형, 30평형 등이었다. C씨는 이 중에서 30평형 한실에 1억9700만원을 투자했다. 강원도에 별장을 하나 가진 셈 치자고 부추기는 바람에 4명의 친구와 함께 투자를 결정한 것이 화근이었다. 2003년 7월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캐나다 밴쿠버가 결정되면서 땅값과 투자성 하락을 염려한 발 빠른 투자자들의 무더기 해약 사태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미 1·2·3차 중도금을 납부한 계약자들은 상황을 보자며 추가 분양대금 납부를 미뤘고, 개발업체는 시공업체에 기성금을 줄 돈이 없어 공사는 중단이 되고 말았다.
C씨 역시 전체 분양대금 중에서 계약금 25%와 1·2·3차 중도금 35%를 납부한 상황이었다. 잔금 40%는 준공되면 은행융자로 처리하기로 하고, 잔금납부 때 1년간의 확정수익 10.25%를 받기로 했다. 하지만 공사가 지연되면서 준공일 예정일로부터 3개월을 넘긴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아직 토목공사도 못 끝낸 것은 물론 약속했던 확정 선수익도 지급하지 않았다.
개발업체와의 지루한 싸움 끝에 계약은 해지처리가 되었으나 이미 납부한 계약금과 중도금·위약금 및 손해배상금을 받아내는 일이 문제였다. 개발업체에서 그냥 내줄 리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현재 C씨는 본인 명의로 매매계약서를 체결한 토지는 물론 전체 펜션 부지에 대해서도 가압류 및 처분금지가처분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하지만 문제는 시행사가 토목 등의 사업비 명목으로 분양대금을 모두 써버린 상태이기 때문에 현금 상환이 어렵다는 점. C씨가 투자한 돈의 전부를 회수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노련한 토지 투자자는 부화뇌동한 묻지마 투자를 가장 경계하고 투자시점을 중시한다. 치밀한 사전조사를 통해 파악한 가격에 맞춰 소신 투자하는 것이 성공전략인 것이다. 물론 남보다 앞선 소신투자가 성공확률을 높인다. 현재 최상의 컨디션인 곳에 투자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좋아질 소재가 있는 곳에 투자해야 한다. 물론 남들이 이미 다 알고 있는 상품은 더 이상 투자대상이 아니다. 그래서 주의를 요하는 지역이 많다.
하지만 지나치게 논리적이고 꼼꼼한 분석에 기초한 투자는 대부분 타이밍을 놓치기 일쑤다. 오히려 단순하면서도 소신 있는 공격적인 투자가 성공투자의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