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1-22] | • 자료원 : 세계일보 |
지난해 하반기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 폭이 정기예금 금리 인상 폭의 3.5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올 들어서도 주택대출 금리를 급격하게 인상하고 있어 부동산 규제에 따른 부담을 서민들에게 전가하고 잇속 챙기기에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잇속 챙기기 급급=21일 한국은행과 은행권에 따르면 작년 11월 말 현재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4.43%로 6월 말보다 0.06%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비해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5.69%로 0.21%포인트 상승했다. 작년 하반기 들어 5개월간 주택대출 금리 인상 폭은 정기예금 금리 인상 폭보다 3.5배나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은 이후로도 정기예금 금리는 이전 상태를 유지한 채 주택대출 금리를 지속적 올리고 있어 예·대금리 간 인상 폭 차이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이번 주 주택대출 금리를 지난주보다 0.06%포인트 높인 연 6.05∼7.05%로 적용키로 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22일 주택대출 금리를 5.84∼7.14%와 5.94∼7.04%로 각 0.5%포인트씩 올리기로 했고 하나은행도 6.14∼6.84%로 0.02%포인트 높이기로 했다. 반면 정기예금 금리는 우리은행이 4.6%,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4.8%로 작년 6월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외환은행은 정기예금 금리를 4.45%로 작년 6월 말보다 오히려 0.5%포인트 낮췄다.
은행들은 한은의 지급준비율 인상 여파로 비용이 늘어난 데다 추가 자금 마련을 위한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 증가로 시장 금리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은행은 어떤 형태로든 예·대 금리차 확대에 따른 이익을 누리고 있는 만큼 금융소비자들을 위해 예금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만 부담 가중=예·대금리차가 갈수록 벌어지면서 그동안 주택대출 마케팅을 통해 부동산 거품을 일게 한 은행은 돈을 벌고 오히려 서민들이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는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국민은행에서 1년 전에 집을 담보로 잡히고 1억원을 빌린 개인은 대출 최고 금리가 1년 전보다 1%포인트가량 상승했기 때문에 많게는 연간 100만원의 이자를 더 부담해야 한다. 반면 64조원의 주택대출 잔액이 있는 국민은행은 연간 600억원 이상의 이자 수입을 더 얻을 수 있다.
임정빈 기자ⓒ 세계일보&세계닷컴(ww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