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1-19] | • 자료원 : 파이낸셜 |
'명품 아파트'를 표방했던 SK남산 주상복합·GS 서초 아트자이 등이 잇따라 1순위 청약 미달사태를 빚었다. 그 속사정은 무엇일까.
대출규제로 고가아파트 청약수요가 위축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오는 9월 분양가상한제를 앞두고 청약자들이 통장을 아껴쓰기 시작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집값 상승 불안감이 누그러지면서 ‘고가 마케팅'시대가 종말을 맞았다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 “왜 비싼데 청약통장 쓰나” 외면
“앞으로 싸게 나오는 아파트도 많은데 1월부터 청약통장을 바로 쓰기는 무리가 있죠. 대박날정도로 호재가 있는것도 아닌데 무작정 지르기도 좀 불안한 감도 있고요.”김서영씨(가명·46세·서초구 방배동)‘묻지마 청약'이 사라지고 있다. 아파트 분양가가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기존주택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데 이어 신규아파트 분양수요도 관망세로 버티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12월과 올1월 각각 분양한 SK남산주상복합과 GS서초 아트자이의 1순위 청약 미달 사태가 이같은 시장 변화를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두 아파트 모두 평균 분양가가 2000만원을 넘는 고분양가로 시선을 끌었지만 청약자들에게 냉정히 외면받기 시작했다. 이는 지난해 9월 분양한 파주운정지구 한라비발디와는 전혀 다른 결과다. 한라비발디는 당시 주변시세보다 400만원 비싸게 분양해 악명을 떨쳤다. 그러나 전 평형이 1순위 청약 마감돼 ‘고분양가 마케팅'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다.
반면 성북구 종압동 재개발단지인 종암래미안2차는 1순위 평균 26대1을 넘어서며 조기마감됐다. 지난 11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용인 흥덕지구 경남아너스빌도 전체 평균 82대 1을 기록해 청약결과에서 고분양가 아파트와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지난해 집값 폭등시기에는 비싸더라도 우선 사고 보자는 ‘묻지마 청약' 수요가 넘쳐났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9월 분양가상한제를 앞두고 집값 상승 불안감이 줄면서 청약 대기 수요들도 조급증을 버리고 입지와 단지수, 미래가치 등을 고려하며 고분양가 아파트에 대한 가격저항선을 설정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 아파트 ‘고가 마케팅' 약발 다됐나
이같은 현상을 두고 일각에선 ‘고가 마케팅 시대'가 막을 내렸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신규 분양가가 낮아질 조짐을 보이면서 서민들의 불안감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부동산랜드 곽창석 전무는 “이제는 아무리 마케팅효과가 좋아도 가격대비 입지가 좋지 않으면 분양도 쉽지 않은 시기에 다다랐다”면서 “신규분양가가 안정될것이라는 기대감때문에 지난해 유행어처럼 번졌던 ‘고가 마케팅'시대는 끝났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나오고 있다. 저가 아파트는 청약수요가 넘치는 반면, 초고가아파트는 청약통장을 갖지 않은 ‘부자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PB센터 안명숙 팀장은 “평당가 최고 3000만원이 넘는 서초 아트자이의 경우 대부분 대형평형으로 구성돼 일반 청약자들이 보는 시장으로 보기에는 무리한 측면이 있다”면서 “1순위 미달이 났더라도 무통장 잠재수요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cameye@fnnews.com 김성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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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환 2007/01/18 15:5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