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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新 지식경영 시대 ④]혁신하려면 회사 밖 지식과도 소통하라

by 홍반장 2007. 4. 15.

  
 
 

혁신하려면 회사 밖 지식과도 소통하라
 
 

2007년 03월 18일 17:34   
◆新 지식경영 시대 (4)◆
 

새로운 아이디어를 어디에서 얻을까. 매일경제는 글로벌 지식네트워크를 통해 창조적 지식을 찾아낼 것을 제안한다.

 

많은 기업들은 세계적인 판매망과 발달된 공급 사슬, 제조 네트워크를 구축해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비용을 줄여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들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식혁신에 필수적인 `글로벌 지식 네트워크`는 갖고 있지 않고 제대로 활용하지도 않고 있다.

 

P&G는 2004년 감자칩 위에 글자가 적힌 신상품 `프링글스 프린트`를 선보여 북미시장에서 대박을 터트렸다.

 

 


하지만 이 상품을 출시하는 데 커다란 난관이 있었다. 관건은 감자칩 위에 글을 적는 일이었다. 고온에다 습기가 많은 감자칩 반죽이라 글자를 넣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P&G는 해법을 찾기 위해 외부 글로벌 지식네트워크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P&G는 문제점을 요약해 인터넷에 올렸고 그러자 수년 전 부터 식용 잉크를 개발해 사용하고 있던 이탈리아 볼로냐의 한 대학교수와 연결됐다. P&G는 이 교수가 제공해준 핵심지식으로 `글자가 적힌 감자칩`을 상용화할 수 있었고 개발된 제품은 황금알을 낳아줬다. 회사는 외부 지식 네트워크의 도움으로 2년 넘게 걸리던 제품개발 기간을 1년으로 단축할 수 있었다.
 

P&G는 2003년 기업전략의 일부로 `열린 혁신`을 채택한다. 이 회사가 내건 전략은 R&D가 아닌 C&D(Connect & Development) 전략, 즉 외부 기술과 아이디어를 회사 제품 개발로 연결하는 `연결ㆍ개발` 전략이었다.
 

2000년 최고경영자가 된 앨런 래플리 P&G 회장은 내부 R&D투자를 무한정 확대함으로써 성장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신제품 중 50%는 사내 R&D활동을 통해, 나머지 50%는 외부 지식네트워크를 활용해 개발하기로 결정한다.
 

이렇게 해서 2년 만에 외부 아이디어와 기술로 200개 품목이 태어났다. 이는 전체 신상품 중 35%에 해당한다.
 

P&G 사내 R&D인력은 7500명. 하지만 P&G는 사내 연구원만큼 실력을 갖춘 외부 글로벌 연구자 150만명과 공급업체에서 일하는 연구원 5만명을 활용해 제품개발을 하는 `C&D전략`을 펴고 있다.
 

신지식경영 시대에 기업들은 외부 기술과 아이디어, 지식을 활용해 혁신을 이끌어내는 `열린 혁신`의 주역이 돼야 한다. `C&D전략`은 일종의 개방형 신기술, 신상품 개발 모델로 외부 기술과 아이디어를 내부 R&D역량과 연결해 새로운 창조물을 만들어 내는 혁신모델이다.
게다가 실패 위험을 줄이면서 적은 비용으로 높은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웹2.0 시대 도래로 글로벌 지식 네트워크를 통해 대학과 기업, 연구소 등에서 도출된 아이디어와 기술을 찾고 활용하는 것이 매우 용이해졌다.
 

창조형 지식을 통한 혁신은 `글로벌 지식 네트워크`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2002년 4월 11일 미국 파산법정은 GE에 `엔론윈드(Enron Wind)` 인수를 승인했다. 회사를 인수한 GE에너지는 새로운 풍력 에너지 회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을까. GE는 전 세계에 구축해 놓은 네트워크를 활용해 인재를 등용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전 세계에 흩어져 일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인수 회사에 근무할 인재들을 지원받았다. 새 회사 구성원들을 베테랑급으로 구성하기 위해서였다.
 

이어 GE는 인도 방갈로르 엔지니어들을 물색했다. 풍차 분석 모델과 설계 프로세스를 기획하는 업무는 이들에게 맡겼다. 중국 상하이 직원들도 동원됐다. 이들은 다양한 속도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고성능 테스트를 하기 위한 터빈 시뮬레이션을 만들어 냈다.
 

GE는 최고 변속장치 설계를 위해 독일 살베르겐(Salbergen)의 GE풍력사업부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를 고용했다. 뮌헨에서는 센서와 고급 조정시스템을 설계할 연구 개발자들을 스카우트했다. 풍력회사 제품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연구소 지원체제도 정비했다.
 

미국 뉴욕주 니스카유나에 소재한 GE 브레인인 `글로벌 리서치센터(GRC)`는 최고 품질의 풍차 터빈 날개를 설계해 내기 위해 비행기 팬 날개 설계 연구소 전문가들을 영입했다.
 

이 같은 글로벌 지식네트워크를 활용한 GE에너지는 초고속 성장가도를 달린다. 3년여 만인 2005년 말까지 재무적으로 기업은 3배 이상 성장했다. GE가 이처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인재를 등용하는 것과 달리 많은 기업들은 `폐쇄적 경영`에 치중하고 있다.
 

중요한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회사 내에서 누가 가장 능력이 있는지 아니면 누가 적임자인지를 먼저 찾는다. 대부분 기업은 본사에서 모든 아이디어를 개발하려고 한다.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부서는 기획실이나 전략본부로 정해져 있다.
 

다수 지역을 아우르는 혁신 조직을 운영하더라도 이들 지역간에 통합이나 유기적인 관계를 만들어 내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헨리 체스브로 UC버클리 하스경영대학원 교수는 기업 내부 자원에 의존하는 `닫힌 혁신(Closed Innovation)`을 버리고 기업 내부 자원뿐만 아니라 외부 아이디어와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열린 혁신(Open Innovation)`을 하라고 권고한다.
 

회사 내부역량만을 동원해 상품을 내놓는 전통적인 방식의 `닫힌 혁신`은 다양한 핵심 기술과 유통채널, 광고, 디자인 등에서 보다 유연한 전략이 필요한 21세기에는 혁신전략이 될 수 없다.
 

체스브로 교수는 "회사 밖으로 눈을 돌리면 유능한 인재를 수없이 찾아낼 수 있다"며 "이들과 협력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업이 열린 혁신을 선도할 수 있다"고 말한다.
 

기업 R&D를 예로 보자. 듀폰, IBM, GE, AT&T 등 거대 기업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부 기술만으로 제품 개발을 해내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R&D에 투자했다. 경쟁적으로 내부자원을 증가시키고 연구소를 증설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현재 신흥 기업의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다.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선, 오라클, 시스코시스템스 등이 다른 회사들이 개발한 연구기술로 놀라운 혁신을 끌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글로벌 지식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무엇이 필요할까.
 

매일경제와 부즈앨런&해밀턴은 인지, 접근, 통합 3요소가 `글로벌 지식 네트워크`의 핵심으로 진단하고 있다.
 

기업 안팎에 포진해 있는 지식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혁신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글로벌한 관점에서 접근하는 인지 능력이 필요하다.
 

둘째로 `글로벌 지식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면 외부 채널과 제휴 등 협력 수단을 통해 글로벌 지식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산재된 지식 네트워크를 한데 통합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조직이 협력할 수 있는 조직구조와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

■공동기획 = 매일경제 / 이화여대 지식혁신연구실 / 부즈앨런&해밀턴 / 지식경영학회
[최은수 기자]

 
 
헨리 체스브로 교수, "포커경영 하세요"
 
2007년 03월 18일 17:34   
◆新 지식경영 시대 (4) / 혁신전략 대가에게 듣는다 - 헨리 체스브로 UC버클리大 교수◆
 

"기업들은 체스경영을 중단하고 포커경영을 하라."

 

혁신전략의 대가인 헨리 체스브로 교수는 "많은 기업의 리더들은 몇 단계 앞을 내다보고 시나리오로 꽉 짜인 체스경영에 치중하고 있다."며 "불확실성으로 가득찬 시장에서는 새롭게 발생한 정보를 받아들여 전략을 수정하는 포커경영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체스는 자신이 갖고 있는 자원을 다 드러낸 채 경쟁자의 자원을 들여다보며 몇 단계 앞을 내다보는 전략을 펼치게 된다. 이에 반해 포커는 새로운 카드(정보)의 도착에 따라 전략을 수정해야 하며 시간이 지나야 경쟁자의 자원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체스브로 교수는 "누구도 처음부터 최상의 길을 예측할 수 없다"며 "계획을 잘 세우는 것보다 새로운 변수의 발생으로 초래될 영향에 대해 적절하게 대응하고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의 지적은 짐 맥그로디 전 IBM연구소 소장이 제시한 `체스와 포커게임` 이론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맥그로디는 "기업이 기술을 현재의 사업에 적용시킬 때 이것은 체스게임과 같아 체스의 말들이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할 수 없을지를 안다"고 말한다. 말판을 들여다보면 경쟁자가 무엇을 할지 알 수 있고 게임을 이기기 위해 많은 움직임을 미리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불투명한 곳에서도 체스게임을 할 수 있을까. 맥그로디는 "새로운 시장, 특히 불확실한 시장에서는 기술에 대한 전략을 전혀 다르게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맥그로디는 "따라서 이처럼 미리 정보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는 포커게임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보가 알려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체스게임을 하면 낭패를 보기 때문이다.

 

포커는 전달되는 카드에 의해 새로운 정보가 끊임없이 들어오고 돈을 지불해야 새로운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란 게 체스브로 교수의 지적이다. 새로운 정보에 따라 전략을 세워 투자를 결정하거나 자금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

 

체스브로 교수는 "따라서 기업은 포커게임처럼 수시로 발생하는 정보를 고려해 비즈니스모델을 수정하거나 폐기ㆍ확장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불확실성을 회피하지 말고 이를 면밀히 분석해 새로운 사업의 의사결정에 대한 근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특히 이를 위해 회사 밖의 지식과 아이디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회사의 지식을 다른 사람이 활용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 열린 혁신이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최은수 기자 /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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