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 보류에 매수세 끊기고 가격 약세
“엎친 데 덮친 꼴이죠,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로 매수세가 한풀 꺾인 상태에서 뉴타운 개발 기대감도 사라지면 가격이 떨어지는 일만 남지 않겠어요?”
4차 뉴타운의 유력한 후보지로 꼽혔던 서울 용산구 서계동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김모씨는 “담보대출 규제에다 분양가 상한제가 재개발시장에도 도입되면서 시장이 냉각기로 접어드는 듯했는데…”라며 말을 흐렸다.
서울 4차 뉴타운 후보 거론지역 부동산시장이 냉기류에 휩싸였다. 서울시가 최근 올해 상반기로 예정된 4차 뉴타운 지구 지정을 유보하기로 결정하면서 후보지로 거론됐던 지역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 화곡공인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시행 영향 등으로 매물이 조금씩 늘고 가격 오름세도 주춤했는데 서울시의 이번 조치로 엎친 데 덮친 꼴이 됐다”며 “뉴타운 지정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만큼 매물이 더 늘어나고, 가격도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 화곡공인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시행 영향 등으로 매물이 조금씩 늘고 가격 오름세도 주춤했는데 서울시의 이번 조치로 엎친 데 덮친 꼴이 됐다”며 “뉴타운 지정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만큼 매물이 더 늘어나고, 가격도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4차 뉴타운 거론지역 시장 분위기 급변
서울시는 17일 “뉴타운을 추가로 지정하면 부동산 경기가 과열될 우려가 있어 올 상반기로 예정된 4차 뉴타운지구 지정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집값이 안정세를 되찾고 있는 상황에서 뉴타운을 추가로 지정할 경우 부동산 경기가 과열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시는 당초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각 일선 구청으로부터 후보지 신청을 받은 뒤 올 상반기 중 4차 뉴타운을 일괄 지정할 방침이었다.
서울시는 당초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각 일선 구청으로부터 후보지 신청을 받은 뒤 올 상반기 중 4차 뉴타운을 일괄 지정할 방침이었다.
서울시의 4차 뉴타운 지정 보류 방침에 그동안 4차 뉴타운 후보지로 거론됐던 곳의 부동산시장에는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호가를 낮춘 매물이 가끔 나오고 있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지난해 하반기 개발 기대감으로 부동산 시장이 요동을 쳤던 것과는 딴판이다.
구로구 구로동 한 공인중개사는 “일대 부동산 거래가 ‘올 스톱’ 됐고, 호가 오름세도 멈췄다”며 “1.11 부동산대책 이후 이미 매수세가 꺾인 상태에서 이번 조치까지 나오면서 호가가 떨어지는 등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구로구 구로동 한 공인중개사는 “일대 부동산 거래가 ‘올 스톱’ 됐고, 호가 오름세도 멈췄다”며 “1.11 부동산대책 이후 이미 매수세가 꺾인 상태에서 이번 조치까지 나오면서 호가가 떨어지는 등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때 투자자 ‘입질’ 잦았는데…
그동안 뉴타운 개발 기대감에 투자 열풍이 거셌던 곳은 용산구 서계ㆍ청파동, 강서구 화곡동, 구로구 구로동, 성동구 성수동, 성북구 정릉동, 강북구 미아ㆍ수유동 등이다. 이들 지역은 지방자치단체(구청)가 뉴타운 추진에 적극 나서고 있거나 3차 뉴타운 선정에서 탈락한 곳 들이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이들 지역에선 투기 세력이 몰려들면서 가격이 들썩거렸다. 일부 지역의 다세대ㆍ다가구주택 가격은 4차 뉴타운으로 지정될 것이라는 기대로 불과 몇 개월 새 평당 수백만원씩 급등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이들 지역에선 투기 세력이 몰려들면서 가격이 들썩거렸다. 일부 지역의 다세대ㆍ다가구주택 가격은 4차 뉴타운으로 지정될 것이라는 기대로 불과 몇 개월 새 평당 수백만원씩 급등하기도 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실물을 보지도 않고 앉아서 계약을 끝내는 ‘묻지마 투자’도 성행하기도 했다. 특히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되면 거래면적이 6평을 초과할 경우 토지거래허가 대상이 되는 반면, 이곳은 거래가 자유로워 투자자들의 입질이 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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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문의 한 건도 없네요”
하지만 이번에 뉴타운 지정이 보류되면서 이들 지역 부동산시장에 냉기류가 감돌고 있다. 4차 뉴타운 유력지로 꼽혔던 성동구 성수동 일대는 벌써 실망 매물이 쏟아질 조짐이다. 이 일대 20평짜리 연립, 단독주택의 경우 평당 2000만원, 10평 미만의 소형 신축 빌라는 지난해 말까지 호가가 평당 5000만원 안팎까지 치솟았었다.
성수동 우리공인(02-4989-200) 김형상 사장은 “지난해 말까지 뉴타운 개발 기대감에 노후 다세대ㆍ다가구주택 가격이 평당 수백만원씩 급등했던 터라 충격이 클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이번에 뉴타운 지정이 보류되면서 이들 지역 부동산시장에 냉기류가 감돌고 있다. 4차 뉴타운 유력지로 꼽혔던 성동구 성수동 일대는 벌써 실망 매물이 쏟아질 조짐이다. 이 일대 20평짜리 연립, 단독주택의 경우 평당 2000만원, 10평 미만의 소형 신축 빌라는 지난해 말까지 호가가 평당 5000만원 안팎까지 치솟았었다.
성수동 우리공인(02-4989-200) 김형상 사장은 “지난해 말까지 뉴타운 개발 기대감에 노후 다세대ㆍ다가구주택 가격이 평당 수백만원씩 급등했던 터라 충격이 클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성수동의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올 들어 매수세가 크게 위축된 상태였는데, 뉴타운 추가 지정까지 불투명해지면서 실망 매물이 나오는 건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개발 압력을 강하게 받았던 용산구 서계ㆍ청파동 일대도 찬바람이 감돈다. 용산구 한강로 신화공인(02-7944-114) 정훈 공동대표는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용산구가 서계ㆍ청파동 일대 일부를 포함해 약 6만2300평이 도시재정비촉진지구로 개발될 것이라는 기대에 투자자들의 입질이 끊이지 않았다”며 “지금은 매수세가 뚝 끊기는 등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서구 화곡동(2ㆍ4ㆍ6ㆍ8ㆍ본동) 사정도 마찬가지다. 이곳은 강서구 구청장이 지난 지방선거 때 “화곡동을 뉴타운으로 밀겠다”고 공약한 이후 개발 기대감에 한껏 부풀었다.
하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주택 지분 값은 지난해 초 대비 평당 500만원에서 최고 1000만원까지 올라 지분 10평 미만짜리 빌라가 평당 1300만~1600만원을 호가하지만, 지난 연말과 비교하면 가격 변동이 전혀 없는 셈이다.
하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주택 지분 값은 지난해 초 대비 평당 500만원에서 최고 1000만원까지 올라 지분 10평 미만짜리 빌라가 평당 1300만~1600만원을 호가하지만, 지난 연말과 비교하면 가격 변동이 전혀 없는 셈이다.
또 다른 유력지중 한 곳인 강북구 미아동 일대도 투자 열기가 싸늘히 식고 있다. 미아동 H공인 관계자는 “올 봄에 4차 뉴타운으로 지정될 것이라는 얘기가 돌면서 평당 1000만원이던 빌라가 평당 300만원 이상 오르기도 했다”며 “서울시가 더 이상 뉴타운을 추가 지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괴소문까지 돌면서 상투를 잡았다가는 쪽박을 찰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지 매입 문의가 뚝 끊겼다”고 전했다.
도봉구가 의욕적으로 뉴타운 개발을 추진했던 창2,3동도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가격도 약세다. 이곳 12평짜리 빌라는 지분 값이 평당 1000만~1200만원으로, 지난해 말 수준에서 더 이상 오르지 않고 있다. 창동 이화공인(02-998-8300) 김영정 사장은 “1.11 대책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재개발로 확대되는 데다 뉴타운 지정까지 보류돼 당분간 가격 하락과 함께 거래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에선 개발 기대감도 여전
하지만 개발 기대감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많다. 매수심리가 위축돼 호가가 어느 정도 조정될 것 같지만 그렇다고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화곡동 도시정비공인(02-2635-2000) 정승태 사장은 “뉴타운 지정이 보류된 것이지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큰 폭의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노후 단독ㆍ다세대 주거지에 대한 뉴타운 추가 지정 시기를 향후 부동산시장 동향을 지켜본 후 연말 이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J&K도시정비 백준 사장은 “강북 재개발은 언젠가는 추진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시장 기저에 깔려 있는 게 사실”이라며 “3차 뉴타운 탈락지역 등 4차 뉴타운 후보 거론지역의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규제도 피할 수 있어 투기 수요가 쉽게 사라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발 기대감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많다. 매수심리가 위축돼 호가가 어느 정도 조정될 것 같지만 그렇다고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화곡동 도시정비공인(02-2635-2000) 정승태 사장은 “뉴타운 지정이 보류된 것이지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큰 폭의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노후 단독ㆍ다세대 주거지에 대한 뉴타운 추가 지정 시기를 향후 부동산시장 동향을 지켜본 후 연말 이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J&K도시정비 백준 사장은 “강북 재개발은 언젠가는 추진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시장 기저에 깔려 있는 게 사실”이라며 “3차 뉴타운 탈락지역 등 4차 뉴타운 후보 거론지역의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규제도 피할 수 있어 투기 수요가 쉽게 사라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조철현 기자 입력 2007/0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