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EWS 뉴스

“정부 주택대출규제 지나치면 역효과” (신상훈 신한은행장 인터뷰)

by 홍반장 2007. 4. 14.

복수대출자 가계파탄 우려 정책 쓸땐 출구 마련해줘야
우리銀 일방적 정규직화 잘했다고 보기 어려워

 
  • 김홍수기자 hongsu@chosun.com
    입력 : 2007.01.14 22:44
    •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11일 본지 인터뷰에서 과도한 대출 규제가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한은행 제공

    • 정부가 집값 급등의 주범으로 ‘금융’을 지목하며, 이중·삼중의 대출 규제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신상훈(申相勳·59) 신한은행장이 본지 인터뷰에서 “정부의 대출 규제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신 행장은 또 작년 말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결정한 우리은행에 대해 “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투기지역 대출금 회수 조치를 또 내놨다. 영향은?

      “(정부가) 왜 자꾸 스퀴즈(squeeze·금융긴축·압박)하는지 모르겠다. 은행들이 다들 경각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제 그만 시장에 맡겨도 될 텐데…. 역효과가 걱정이다.”

      ―어떤 역효과가 걱정인가?

      “예컨대, 대출을 2건 쓴 사람이 있는데 1건은 주택구입 용도로, 나머지 1건은 사업자금 조달 용도로 빌렸다면 그런 사람은 곤란해지지 않겠나. (정책 의도와 달리) 가계 파탄을 촉발할 수도 있다. 일본의 경우 둑을 만들 때 물이 넘칠 경우에 대비해 샐 수 있는 출구를 따로 마련한다. 정책을 쓸 때도 빠져나갈 구멍은 터주는 지혜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신한은행도 갑자기 대출창구를 막지 않았나?

      “은행장이 직접 나서 제동을 걸었는데도 조직이 워낙 크다 보니 쉽게 칼로 무 자르듯이 제동이 안 걸리더라. 할 수 없이 신규대출은 모두 본점 승인을 받도록 하고 나서야 겨우 (대출증가세를) 잡았다.”

      ―집값이 폭락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엔 어떤 문제가 생기나?

      “은행 자체 분석 결과, 집값이 30% 떨어져도 은행 수익이 1500억원 정도 감소하는 정도밖에 영향을 안 주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높을 때 나갔던 대출도 원금 상환이 잘되고 있는 편이다. 그러나 대출자의 소득상태를 제대로 보지 않았던 ‘아파트 집단대출’ 등은 다소 위험할 수도 있어 리스크를 면밀히 분석 중이다.”

      ―우리은행이 비정규직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잘했다고 보기 어렵다. 하더라도 (다른 은행들과) 같이했어야 한다. (우리은행 외에) 나머지 은행들은 전체 은행권 차원에서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합의했다. 우리은행처럼 하지 않고 콜센터, IT부문 등을 아웃소싱하는 방법으로 자연스럽게 직군제(職群制)를 정착시키며 비정규직 문제를 푸는 방법도 있다.”

      ―작년 말 612명의 직원을 명예퇴직시켰는데, 인력구조조정은 끝난 건가?

      "명퇴에 1200억원 가량 들었다. 명퇴자 중 여직원들은 대부분 계약직으로 잔류해 인력운용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인력 구조조정이 끝난 것은 아니며, 아직도 조정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 은행 경영에서 화두로 삼고 있는 키워드는?

      “사자성어로 말하면 지기수기(知己修己)라 할 수 있다. 자기한테 뭐가 부족한지 깨닫고 그걸 극복하기 위해 극기(克己)하는 것이다.”

      ―신한지주 라응찬 회장이 올 3월 임기가 끝나는데, 연임 여부는?

      “조직이 라 회장의 리더십을 더 필요로 하고 있다. 아직 하실 일이 태산같이 많다. 본인이 하기 싫다 해도 더 하셔야 한다고 붙들어야 한다.”

      ―LG카드 브랜드 사용 문제는?

      “계약서상에는 잔금(2월 말 예정)을 치른 후 3개월까지는 쓸 수 있게 돼 있는데, 우리의 바람은 계속 LG 브랜드를 썼으면 하는 거다. 신한지주 차원에서 (LG그룹측과) 협의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