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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한국 부동산 가격 당분간 상승세 지속
홍반장
2007. 4. 15.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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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부동산 가격 당분간 상승세 지속"
일본식 버블 붕괴 우려도 동시 제기
한국의 부동산 가격이 단기적으로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지만 1990년대 초반 일본의 전철을 밟아 버블 붕괴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국제 경제전문 조사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1일 발간한 국가별 보고서에서 한국 국민들이 현 정권의 부동산 시장 통제 능력을 불신하고 있어 내년 대선까지 현재와 같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IU는 한국의 주택 가격이 급상승세를 나타내면서 경제학자들과 중앙 정부 관리들이 버블을 우려하고 있으며 일본처럼 장기침체의 늪에 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부동산 시장 활황세가 나타난 주요원인은 3가지. 저금리와 경제시장의 탈규제화, 주택공급 감소가 그것이다.
EIU는 한국의 단기금리가 4.5% 수준에 머물러 일반인들이 처음으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재 임금에서 대출관련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40%로 정부는 뒤늦게 투자목적의 주택 구입을 저지하기 위한 여러 정책을 도입했다. 하지만 이러한 추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1997년 외환 위기에 따른 경제시장의 탈규제화도 주택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 탈규제화 정책으로 금융기관들이 대출 범위를 다양화하면서 개인들이 손쉽게 모기지론을 이용할 수 있게 됐으며 이에 따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택을 투자 대상으로 보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또 2003년 말 정부가 투기를 금지하는 법안을 도입하면서 건설시장이 위축, 주택 공급이 부족해진 것도 부동산 가격을 부추기는 요인이 됐다.
EIU는 이같은 원인들로 인해 한국의 부동산 가격이 10월 한달동안 2003년 10월이후 최대 상승폭인 1.5% 올랐으며 특히 아파트 가격은 올해 1~10월까지 12.7%가 올랐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부동산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높은 3.5%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EIU는 이어 한국도 일본처럼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는 과정에서 미미한 소득불균형차로 특징지어진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서울에서 가장 잘 사는 지역의 경우 주택 가격이 3년만에 300%나 치솟은 반면 다른 지역에서는 가격이 보합세를 유지하거나 하락하는 등 경제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경제적 문제가 내년 실시될 대선에서 중요한 정치적 이슈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EIU는 또 1990년대 초반 일본에서 나타난 버블 붕괴 현상이 한국에서도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 경우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의 하락세와 대선, 북한의 핵 위협으로 인한 정치적 불안정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 장기간 불경기를 경험하게 된다는 것. 실제로 부동산 시장에서 버블이 붕괴될 경우 1997년 아시아 외환 위기에 버금가는 충격을 안겨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 바 있다.
한편 경제학자들은 한국의 GDP 수준을 감안할 때 주택 가격의 20~30%가 거품인만큼 가격이 하락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EIU는 그러나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회복되기 힘들고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이 어려운 만큼 부동산 가격은 당분간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무엇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요에 부응할 수 있는 수준의 주택 공급이 이뤄져야만 부동산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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